[커피를 통해 세상을 보다] 12가지 원두를 6가지 방법으로…유별난 `커피 한잔`

1년 전 `그레이 그리스트밀`에 갔던 첫날이 기억났다.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끝자락에 위치한 두꺼운 문이 있는 카페. 그 문을 밀고 들어갔더니 "커피가 모두 팔렸다"고 했다. 이상했다. 원두가 상하는 음식도 아닌데, 어떻게 다 팔릴 수 있는 걸까. 일주일 뒤 아버지께서 다시 가보자고 하셨다. "또 원두가 다 팔려서 없다고 할 수도 있어요"라고 툴툴거렸지만 딱히 다른 대안이 없었다. 다행히 … Continue reading [커피를 통해 세상을 보다] 12가지 원두를 6가지 방법으로…유별난 `커피 한잔`

1년 전 `그레이 그리스트밀`에 갔던 첫날이 기억났다.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끝자락에 위치한 두꺼운 문이 있는 카페. 그 문을 밀고 들어갔더니 “커피가 모두 팔렸다”고 했다. 이상했다. 원두가 상하는 음식도 아닌데, 어떻게 다 팔릴 수 있는 걸까.
일주일 뒤 아버지께서 다시 가보자고 하셨다. “또 원두가 다 팔려서 없다고 할 수도 있어요”라고 툴툴거렸지만 딱히 다른 대안이 없었다. 다행히 이번에는 원두가 남아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지난번에 왜 원두가 모두 팔렸다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이곳은 손님이 한 번 마실 만큼만 원두를 개별 포장하고 있었다. 하루 팔 양을 소분하고, 진공포장을 했다. 그날 다 팔면 그것으로 종료.
유별나다고 생각하며 커피를 주문하는데, 주문 방식도 독특했다. 원두와 추출법을 고르면 원두 값과 추출 값을 따로 받는다. 원두 값은 3500원부터, 브루잉은 1000원. 모두 4500원을 지불했다. 12가지 원두를 6가지 방법으로 마실 수 있었다.
개별 포장된 원두를 가리키며 물었다. “굳이 왜 이렇게 번거로운 작업을 하나요. 밀폐용기에 담아두고 그때그때 스푼으로 떠서 갈아주시면 편할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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